2015/11/08 Eden of Sorrow Tour, 오키나와 첫번째 이야기

아침에 일어나서 엉기적 거리다가 호텔 조식을 먹으러 나갔다. 매번 느끼지만 스탠딩 공연은 생각보다 엄청난 체력을 소비한다. 입구에서부터 들어가는 시간 포함하면 최소 3시간 이상을 서서봐야하고 그냥 서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후리코피나 믹스에 점프도 해줘야하고 2시간 스트레이트로 지나가면 땀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설령, 굿즈를 놓치더라도 밥은 든든하게 먹고 가야한다는게 어느덧 내 덕질신조가 된 듯. (-_-)


"나름 먹을만했던 홋케클럽의 조식"


자리에 앉아서 주위를 보니 통성명은 안했지만 티셔츠(IDOL)에서 "나 청소원입니다!"하고 암묵적으로 소속을 밝히는 청소원들이 이미 한 가득. 지나가는 사람들하고 간단히 눈 인사를 하면서 식사를 했다. 평소 라이브를 가면 끼리끼리 놀기 바빠서 모르는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오키나와 투어는 제한 된 공간에 장기간 있게 되니 아무래도 봤던 사람들을 계속 보게 되고 안면이 트일 수 밖에 없었다.


"어제 탔던 유이레일을 타고 다시 국제거리로"


라이브 시작이 저녁 시간대였기 때문에 식사를 하고 유이레일을 타고 다시 국제거리로 향했다. 어제 대충 본 느낌이 있어서 제대로 구경도 할 겸 뭔가 기념품도 하나 사고 싶었고. 뭐 이런저런 이유로 국제거리로 나갔는데 역시나 청소원들이 떼로 무리를 지어 다녀서 지나갈때마다 간단히 인사를.


"티셔츠 제작 전문점, 코스믹. 국제거리에만 5-6개 이상은 있는 것 같았다."


오키나와에 오기 전에 간단히 국제거리에 대해서 찾아봤을때 제일 관심이 있었던 티셔츠 제작 전문점으로 들어갔다. 지나가다보면 한 블럭에 2개 이상씩은 있을 정도로 티셔츠 가게 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아마 가장 유명한 건 엄청난 체인점 수를 보유한 코스믹인듯. 첫 번째 들어갔던 가게에서는 주인장이 다른 손님들로 바쁜 것 같길래 다른 가게로 들어갔다.


"티셔츠도 귀엽지만 티셔츠에 들어간 문구들이 재미있다"


"계속 구경하고 있으면 한 장 만들어보고 싶어진다."


이날 아침부터 사실 티셔츠에 들어갈 문구를 계속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던터라 망설이지 않고 가게 스텝에게 원하는 문구를 말했다. 나는 티셔츠를 제작할때 문구를 정하면 컴퓨터에서 문구를 뽑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문구를 정하면 이미 프린팅 되어있는 전사용지를 오려서 티셔츠에 놓고 구워내는 방식이었다. 당연히 문구는 미리 만들어 놓은 것 밖에 쓸 수 없는데 미리 준비해놓은 문구가 엄청나게 많으니 설령 없다고해도 다른 것에서 오려서 조합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프린팅 할 수 있었다.


"문구를 듣자마자 바로 오려서 조합하는 스텝"


"티셔츠 위에 오려놓은 전사용지를 놓고 구워내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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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인의 심정을 대변한 티셔츠 (-_-)"


티셔츠를 만들고 국제거리를 한 바퀴 돌다가 어제 봤던 RYUKYU IDOL을 보러갔다. 류큐 아이돌 이야기는 개별적으로 남기는 것으로 하고 류큐 아이돌이 끝나고 드디어 오키나와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너무 배가 고파서 그냥 보이는 집으로 무작정 들어간거라 나올때까지 가게 이름을 따로 확인 안했다. 물론, 사진도 없다. (-_-) 뭐 어쨌든 간에,


"가게 인테리어가 그럴듯 했다."


"맛있었다, 스프"


"스테이크 + 타코라이스"


스테이크 자체는 그냥 그랬다. 사실, 예전 필리핀에 있을때 먹던 Sizzling Plate 같은 맛을 기대했는데 그런 식은 아니어서 조금은 실망. 다른 가게도 비슷한 편이라면 가격이 싼 편은 아닌데 일부러와서 사먹을 필요는 없을 듯. 단지 인테리어 등이 그럴듯하니 여행차 기분을 낸다면 모를까.


식사를 끝내고 3시부터 CD예약을 받고 있어서 오늘 찍을 체키를 위해서 다시 어제 라이브 장소였던 Output으로 향한다. 전날 급하게 사느라 티셔츠 사이즈를 안보고 샀는데(린다상도 사이즈를 안물어 봤음 -_-) 호텔에서 사이즈를 확인해보니 XL로 샀길래 다시 L로 바꿨다.


"자, 오늘도 신나게 놀아봅시다!"


CD예약을 하니 시간도 애매해서 Output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어제의 동지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번호는 어제와 같이 상당히 빨랐지만 어제 지옥을 경험하고 나니 앞자리에 대한 큰 욕심이 없어져서 화장실 먼저 들렸다가 줄을 섰다. 왼쪽 스피커 옆의 3열 정도가 되었던 것 같다. 보통 스피커 앞에 서게 되면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출력이 세서 망설이게 되는데 어제 경험해보니 Output의 스피커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먼저 들어가도 대략 40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보통 앞뒤 덕후님들과 수다수다수다수다"


"2-3 분을 남긴 시점에 와타나베상이 나온다." 

"간단히 주의사항의 반복 1) 동영상 찍지말 것 2) 위에 미러볼 건드리지 말 것"


"이거 건드리면 사고나니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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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막이 오른다!"

"오프닝때 모자를 쓰고 나온다는 것은 이때 처음 알았다"


"칫치, 자기소개 중"


"오늘 시험(!)을 앞 둔 허그미"


"밝아보이는 아이나"


"모모칸"


"오-핫시"


"링..링...?"


"곡이 들어가면 다들 바쁘기 때문에 곡 시작 전에는 다들 핸드폰이 바삐 움직인다"


"그리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 칫치만 찍고 있다 (-_-)"





"네임드 오타 중의 한 명, 샤카포떼.... 대단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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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연 중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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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와타나베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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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계를 들고 나온 와타나베상"


"아, 다시 이 시간이 왔다!" 


Eden of Sorrow Tour 부터 허그미는 'DiET or DiE'라는 기획을 뛰고 있다. 원래 몸무게 대비 5Kg을 감량하는 것인데 첫 투어 행선지였던 센다이에서 성공하였으나 이때부터 이를 계속 유지하기로 약속하고 다음 행선지에서도 달성하면 그 지역의 구루메를 먹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_-)


"DiET or DiE 시작할때의 영상"


"라멘 먹으면서도 면은 먹지 않았다는 허그미. 자, 이번 결과는.....?"


"아..... 몇백그람 차이로.... 잔넨..."


"아.... 허그짱.. 여기서 포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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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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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옷을 벗고 다시 체중계에 오른다"


"두두두두두두두두!!!"


"5Kg 감량유지, 성공! 성공에 대한 소감을 들려주는 허그짱"


"그리고 그대로 다시 공연으로 돌아간다 (-_-)"


"손 동작을 보니 삐라삐라였던 것 같다."


"이런때는 뭐 그냥 무아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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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공연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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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 시작!"


"앵콜 불려나온 멤버들"


"제가 한마디 해도 될까요?"


"아이나의 독백 시작"


"숙연해지는 회장"


”구질구질한 자신으로부터 졸업하고 싶다!"


BiSH 멤버 대부분이 그렇듯이 아이나도 BiSH 가입 전 나름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근 2년간 열심히 했지만 거의 호응이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까? 하고 고민하던 찰나에 BiSH에 가입해서(글 하나에 리트윗 몇십개, 좋아요 몇백개가 순식간에 찍혀버리는 지금은)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다소 귀여운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소감을.


BiSH에 가입해서는 무조건 끌고 나가고 싶었던 자신의 생각 때문에 멤버들과 티격태격하면서 있었던 작은 불화등(아이나는 거의 춤 선생을 도맡아서 했고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멤버들을 다그치는 역할이었음)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쏟아 냈음.


그리고 이어진, "ALL YOU NEED IS LOVE"



"ALL YOU NEED IS LOVE 열창 중"



"그리고 이제 끄읏"


더블 앵콜이 나올 듯 싶었는데 안나왔다.

공연은 끝났지만 사실 이 날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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