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사실, 올해초에 있었던 pUBLic imAGE LiMiTEd 투어를 파이널이었던 요코아리까지 하면 5번이나 갔다왔는데 현생에 치이고 이것저것 바빠지다보니 후기를 적을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사실, 조금 쓰다가 임시저장만 해놓고 글이 너무 오래되어서 포기...) 그래도 이번 BRiNG iCiNG SHiT HORSE 투어는 가급적 모두 적어보려 합니다. (과연?!)
BRiNG iCiNG SHiT HORSE 투어 - 다카마쓰
- 부제 : 메이져 아이돌 그룹 적응기 –
지난 5월의 요코아리 공연에서 BRiNG iCiNG SHiT HORSE 투어(이하 홀투어)가 발표 되었을 때, 회장의 면면을 파악하고는 솔직히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BiSH 초창기부터 있었던 300-500명 정도 카파의 라이브 하우스 공연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는 작은 공연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공연 규모가 계속 커진다는 것이 무턱대고 반갑지는 않았거든요.
멤버가 오타를 무대에 끌어올리고 같이 뛰어 놀거나 혹은 멤버가 오타들 위로 다이브하는 광경이 익숙해져 있던 저에게 상대적으로 행동이 제한적이고 발이 묶이는 요코아리의 연장선 상이라 할 수 있는 홀투어는 별로 재밌을 것 같지 않다는 선입견만 가지게 했지요.
결국, 고민하다가 정말 갈 수 있을 것 같은 일정 딱 3곳만 팬클럽 선행으로 응모했습니다. 대신 일정을 많이 넣지 않았으니 좌석은 모두 S석으로 넣었고 모두 당선되었습니다.
직전 마지막 원맨이었던 요코아리 공연이 5월말이었고 제가 응모한 첫 번째 홀투어가 10월말이었습니다. 약 5개월의 시간 동안 BiSH는 작년의 행보와 동일하게 락페스를 위주로 공연을 돌았습니다. 락페스는 매번 30분내외의 공연시간이니 항공권과 호텔경비를 투입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5개월이 지나서 투어 날짜가 다가오니 BiSH 공연도 빨리 보고 싶고 칫치 이외의 멤버는 근 반년간을 못 만났으니 멤버들도 보고 싶고 그랬습니다.
다카마쓰는 여행으로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고 (사실 여행으로 일본을 가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모두 덕질로만...-_-) 잘 모르는 동네이니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갈 때 보다는 조금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소도시 엄청 좋아합니다.
"출발하기전 이미 청소원모드 200%!!"
항공권을 찾아보는데 다카마쓰가 에어서울편으로 직항이 있더라고요. 그것도 오전에 바로 출발하니 시간도 좋았는데 문제는 BiSH가 저번 piL투어때부터 특전회를 오전에 한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특전회에 참가하고 싶다면 아침부터 가야 하는데 항공기가 오전 스케쥴이라고 해도 이미 도착하면 끝나있는 시간인지라 어쩔 수 없이 전날에 가야 했고 쿠소직딩(흑흑!)인지라 제일 늦게 출발하는 인천-오사카 피치를 타고 간사이로 들어갔습니다.
"간사이와이드가 없었으면 이번 원정은 포기했을지도..."
오사카에서 다카마쓰까지의 이동은 그냥 가려한다면 엄청난 거리이긴 하지만 간사이 와이드패스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결국 특전회 때문에 ‘간사이 와이드패스 + 호텔 하루 1박 추가 + 오사카/다카마쓰 왕복 6시간의 체력고통 + 밤 늦게 도착해서 다시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고통’이가 동반되었습니다. (하지만 칫치를 만날 수 있다면야...;)
신오사카 → 오카야마 → 다카마쓰
(신오사카-오카야마 구간은 신칸센 + 오카야마-다카마쓰 구간은 마린라이너 = 대충 3시간)
숙소에서 신오사카역까지 가서 다시 오카야마로 가는 신칸센에 올라타서 비몽사몽 있다가 오카야마에서 다카마쓰로 들어가는 마린라이너에 탑승했습니다. 이때쯤부터 IDOL티셔츠를 입은 무리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린라이너가 생각보다 엄청 빠르더라고요. 고속구간에서는 속도감도 신칸센 같았고 특히 중간에 다리 위에서 보이는 해안 경치 등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카마쓰에 가까워질때부터 우동이라고 적힌 간판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우동의 고장, 다카마쓰.
"이른 아침을 감안하고도 주변 경치가 너무 좋았어요"
"높은 빌딩만 보다가 이런 광경을 보면... 그냥 뻥 뚫린 기분입니다..."
"신나서 영상도 찍어봤습니다....(-_-) 마린라이너의 경치를 즐겨보세요~"
"다카마쓰에 가까워질 수록 깡촌(!) 느낌이 물씬 납니다"
"드디어 다카마쓰 도착!"
역에서 라이브홀까지는 그렇게 멀지는 않았는데 거의 3시간을 걸려서 왔더니 원래 오고자 했던 시간 보다 좀 늦어서 거의 CD예약 시작 할 때쯤 도착했습니다. 장소를 못 찾고 있었는데 굳이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청소원 같은 무리들이 줄을 서있어서 자연스레 그 줄에 섰습니다.
"오타쿠노아사와하야이요!"
이날 다카마쓰 공연은 거의 들어차긴 했지만 3층까지 모두 완매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가기 쉬운 대도시에 비하면 교통이 불편해서 그런지 그래도 BiSH치고는 특전회 대기 줄이 여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후쿠오카 정도만 가도 체키권 구입을 할 때 3바퀴 이상을 돌기가 힘듭니다. (BiSH는 piL투어때부터 1번 구입할 때 체키권 3장 제한 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4장이상의 특전권이 필요하다면 루프 도는게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날은 줄을 보니 3번은 돌 수 있을 것 같았고 결국 특전회 시작직전까지 돌아서 총 4번 돌았습니다. 4번째 루프를 돌고 있을 때 총 12장으로 BiSH 전악(1장) + 전원체키(8장) + 칫치투샷(3장)을 가기로 정했습니다.
"오늘의 참전 현장, 레쿠자무홀"
"루프 다시 루프의 현장 - 한바퀴 돌때 처음에는 30-40분 걸리던게 갈 수록 짧아집니다"
"이렇게 BiSH권을 많이 잡아보는게 얼마만인지...ㅠ"
굿즈줄이 짧아져 있길래 굿즈를 사고 회장을 나오니 바로 전원 악수회 줄이 다른 건물로 들어가길래 마지막 줄을 따라서 악수회 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악수는 정말 시간이 짧기 때문에 차라리 체키를 간다는 생각 때문에 가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생각보다 넓은 회장에서 트윗을 체크하면서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순간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고개를 들어보니 멤버들이 보였습니다. 5개월만에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헉… 못 본 사이에 애들 엄청 말랐다….’ 사진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실제보니 예전보다 뭔가 많이 마른 것 같은 (특히 링링/모모코) 그리고 매번 보던 애들이 아니라 연예인으로 보이던.
바로 악수를 시작하고 제 차례가 오는데 늘 그랬듯이 “안녕! 안녕!” 하고 나름의 감탄사와 눈인사를 하고 넘어가는데 맨 마지막에 서 있던 링링이 얼굴을 확인하더니 “어…?! 사랑해요!” 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링링은 반년도 아니고 공연 가놓고도 BiSH권이 늘 모자라서 링링까지는 못 가서 특전회로 본 것이 거의 1년만일텐데(나중에 찾아보니 링링하고 투샷체키를 찍은게 프라미스더스타가 마지막이었음ㅠ) 저런 반응이 나오니 순간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링링 대응이 별로라고 생각한 것에 반성을 했습니다...)
"솔직히 매번 포즈를 생각하긴 하지만 오늘도 선택은 역시나 그냥 누웠습니다. (-_-)"
바로 전원체키가 시작되고 잠시 포즈를 고민했지만 그냥 늘 하던대로 누웠습니다. 밟아달라는 말과 함께. 찍고나서 바로 못 본 사이에 다들 엄청 말라보인다고 네타를 던지니 기분 좋게 웃어줬습니다. 전원체키가 끝나고 나서 바로 이어서 칫치와 개별체키를 찍었습니다. 지난 솔로데뷔 리리이베때 후쿠오카에서 봤을 때는 감기에 걸려서 컨디션도 그리 안 좋았는데 오늘은 밝아 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
"하아... 칫치..."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요즘처럼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멤버들을 보면 엄청 낯설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쿠하리멧세? 요코아리? 제 머릿속에는 아직도 '15년 여름에 15-20분동안 지하겐바에서 노래하던 친구들로 남아있고 솔직히 이게 쉽게 변하지 않아요.
가끔은 그리고 이번 투어를 오면서도,
'내가 알던 BiSH가 아니면 어쩌지?'
'나도 이제 받아들여야하나?'
'예전의 느낌으로 보면 안되는 것인가?'
하고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되는데,
특전회를 통해서 만나 본 멤버들은 예전 그대로 100%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메이져 데뷔를 하고 인기가 늘어나면서 룰이 바뀌고 예전에는 통용되었던 내용들이 이제는 불가한 것으로 바뀌는 부분도 많아졌지만 적어도 멤버들은 아직 그대로라는 것을 머리는 아니어도 가슴속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체키가 끝나고 나서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가까운 우동집을 찾아 나섰는데 결국 역근처의 사람이 많아 보이는 우동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원래 맛있는 것인지 다카마쓰라서 맛있는 것인 것 배고파서 맛있는 것인지 잘 몰랐지만 맛있게 한 그릇 뚝딱 비웠습니다.
"우동 제조현장, 앞에 유리창이 있는데도 열기가 후끈 느껴질 정도"
"게 눈 감추듯 거의 마시듯이 먹었던 듯"
"...하아.. 칫치..."
"식후 스타바에서 커피와 체키를 다시 보는 이 순간, 정말 좋아합니다"
"다카마쓰역 안에 있는 스타바는 위에서 역 플랫폼을 그대로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네요"
식사를 하고 나서 근처 커피샵에 가서 좀 쉬고 있는데 트윗을 보니 와타나베상이 근처 다카마쓰 타워레코드의 WACK 코너 사진을 리트윗 해놓은 것이 있었는데 BiSH의 방문에 맞춰서 WACK코너를 리뉴얼했던 것 같더라고요. 근데 보통 꾸며놓는 사이즈보다 엄청 공을 들여서 꾸며놓은 것이 이슈가 되어서 잠시 짬을 내어 둘러보고 왔습니다.
퀵재팬의 "WACKな本"을 아마존에서 한정판으로 주문했는데 이게 일반 버전보다 오는게 더 늦어서 이날 처음 봤습니다. 생각보다 내용이 상당히 좋아서 WACK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엄지 척척!)
"아마도 전 일본내 최대 규모의 WACK 코너 규모, 타워레코드 다카마쓰"
"BiSH 멤버들도 생각보다는 많이 왔다갔네요"
홀투어의 장점은 자리가 지정석이니 먼저 갈 필요가 없다는 것? 라이브하우스 공연은 들어가는 타이밍 맞추려면 사실 개장시간부터 계속 기다리고 있어야 하고 들어가서도 자기 자리 안 뺏기려면 계속 그 위치에 서있어야 하는데 심한 경우는 이렇게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2시간 가까이 되니 그 안에 진이 빠지는 경우도 많은데 홀투어는 개연 10분전에만 들어가도 자기 자리는 보장이 되어있으니 그건 좋더군요. 홀 이상의 카파가 좀 되는 겐바 위주로 다니시는 분들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환경일지 몰라도 매번 소규모 라이브 하우스만 몇 년째 다니고 있는 저에게 있어서는 진짜 꿀 같은 편안함이었습니다.
"홀에 일찍 들어갈 필요가 없어서 밖을 둘러보는데 레쿠자무홀 밖에서 바로 부둣가가 보입니다."
"정말 일반적인 라이브홀에서 생각할 수 없는 끝내주는 경치"
"레쿠자무홀은 아직 개장 전"
"포스터는 라이프이즈뷰티풀의 포스터를 가져다가 썼네요"
"선물박스인데 여기다가 선물을 놓고가면 수거해서 멤버에게 전달됩니다. 저도 하나 놓고왔어요ㅋ"
"단출하지만 다카마쓰 청소원들이 준비한 기념형상"
기다리는 와중에 홀 안에는 편의점이나 자판기가 없길래 밖에 나가서 음료를 뽑아오는 와중에 밖에 대기하고 있는 투어트럭을 봤습니다. 홀 쪽에는 트럭을 주차시킬 곳이 없어서 반대편 주차장에다가 주차를 시킨 것 같더라고요. 보통은 근처에 두면 사진을 찍는 장소이거늘 좀 아쉬웠습니다. 이거 못 본 청소원들도 많을 듯.
"반대편 길목에 숨겨져 있던 BiSH의 투어트럭"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주변 경치도 구경하고 개장시간이 좀 지난 시간에 홀에 들어갔습니다. 커피샵에서 좌석배치도로 자리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으려 했지만 전혀 상상을 못했는데 S석을 감안하더라도 이날은 개인적으로 자리가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자리 바로 오른쪽이 통로여서 거리낌없이 후리코피 할 수 있고 앞 사람 머리 피해서 볼 수 있으니 시야확보도 좋았어요. (앞에 오시점프를 심각하게 해대는 오타쿠(모모코 사장 오시)가 있었는데 통로로 비키면 상관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음;)
"들어가서 자리 확인하고 진심 대박이라는 생각 밖에 없었음 홀투어 최곱니다! 으헝헝ㅠ"
"내 뒷자리에서 본 광경"
이날이 투어 3번째 날이었기 때문에 앞에서 셋리는 이미 공개가 되었지만 김이 빠질가 싶어서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흘러나온 “PAiNT it BLACK”. 오리콘 1위를 차지한 곡이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지만 MV에서는 엄청난 불호를 받은 곡.
"멤버등장, 홀 투어의 첫 곡, "PAiNT it BLACK", 자세만 보고도 알 수 있다"
직전 piL투어에서는 첫 곡을 SHARR로 불렀기 때문에 항상 시작하면서 스피커에 놀라고 지금도 piL투어 하면 SHARR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이번 홀투어도 첫 곡으로 나오는 곡이 오리콘 1위를 하고도 BiSH의 첫 곡으로는 잘 부르지는 않는 곡이라 좀 신기했습니다.
"모오오오오온스으으으타아아아아아아아!!"
"하지메마시떼! 와타시다치빗슈데스! (자기소개)"
곡 한 곡씩을 모두 코멘트 할 수는 없지만 이전 piL투어하고 비교해서 이날 BiSH가 불렀던 세트리스트를 보면 메인은 역시나 piL투어하고 비슷하게 가장 최근 앨범인 THE GUERRiLLA BiSH였는데 piL투어는 달리는 곡들을 후반에 몰아놔서 오타쿠들을 강제로 죽이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몰아넣는 배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10/27 BiSHBiSH투어, 다카마쓰 세트리스트 / 출처 : @resident_in_box"
개인적으로 piL투어때는 THE GUERRiLLA BiSH의 곡들이 아무래도 신곡의 느낌이다보니 익숙치가 않아서 예전 인디즈 곡들이 더 나왔으면 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익숙해져서 piL투어때보다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스파크, 칫치오시캠 버전"
"나멘나아아아아아---!!!, 혼토혼키"
"이 사진은 사진만 봐도 무슨 곡인 줄 아실 듯 (-_-)"
MC에 대한 부분은 piL투어때는 투어도는 지역의 구루메와 BiSH의 각오를 억지로 섞다보니 갈 수록 좀 지겨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MC는 지방색을 억지로 맞춘 느낌은 없고 오로지 BiSH의 얘기만을 하니 그나마 좀 더 몰입감이 나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에... 또...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앉아도 좋아요.... by 하시야스메"
(청소원들도 대부분 예상하고 그냥 자리에 바로 앉아버림....)
후에 영상으로도 나오겠지만 하시야스메의 네타는 이제 멤버에게만 손을 뻗치는 게 아니라 공연 진행도 끊어버릴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투어때의 MC를 보면 ‘연기’로만 느껴지던 말투나 행동들이 이제는 연기가 아니라 원래 그랬던 것이 되어서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네요.
홀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장치나 스크린은 개인적으로 요코아리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느낌은 요코아리의 효과인데 무대가 작으니 시각적으로 더 풍성하게 보였던 것 같고 어느 순간에 재밌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발이 묶여서 MONSTERS가 나올 때 서클핏을 만들 수도 없고 스스파크 나올 때 누워서 노를 저을 수도 없지만 이 정도의 효과와 재미라면 그냥 저냥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네요.
"홀의 조명은 정말 요코아리 뺨 때릴(!)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음이탈이 몇 번이나 나오고 좀 불안하게 출발했던 piL투어와는 달리 이날은 누구하나 빵꾸(!)를 내는 멤버도 없었고 아유니의 물오른 퍼포먼스와 모모코 사장마저 기대이상으로 피치를 올려주니 그냥 감탄하면서만 봤습니다. (모모코 사장이 고음을 끝까지 올립니다. 곡을 까먹었음;)
"나멘쟈아아네에에에에에에에에!!, OTNK (법규주의)"
개인적으로는 어느 아이돌이든 라이브는 짧은 간격으로 무대를 이어나가면 그 기간에는 퍼포가 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piL투어때는 연말에 조금 쉬다가 바로 시작했던 투어라서 아무래도 좀 잔실수가 많았던 것 같고 이번 홀투어는 여름내내 미친듯이 락페스를 전전하다가 투어로 이어지니 무대 자체가 안정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날 제일 좋았던 곡을 뽑으라면 BODiES를 뽑고 싶고(잘 듣지 않는 곡인데 이날은 멜로디가 계속 머리에 남을 정도) 그리고 하시야스메가 계속 곡을 멈춰버렸던 HiDE the BLUE도 뽑고 싶습니다.
"투어 끝나고도 한 동안 계속 헤비로테했던 BODiES"
beautifulさ를 마지막으로 공연이 일단락 되었고 앵콜이 이어져서 가지고 나온 곡이 바로 NON TiE-UP이었는데 듣다가 보니 개인적으로 NON TiE-UP을 한 번도 라이브로 본 적이 없더라고요. 이날 처음봤습니다.
"롹킹더파뤼인더헬! NON TiE-UP"
그리고 나서 아이나가 MC를 이어나갔는데 다카마쓰는 사실 아이나의 할머니가 지금도 살고 계시는 곳이라고. 할머니가 이날 공연도 오셨다고 했습니다. 어딘가서 지켜보고 계실거라고 했는데 할머니께서 가끔 다카마쓰의 타워레코드에 가셔서 뜬금없이 BiSH CD있는지 물어보시고 팬인 것 같은 사람하고는 얘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열심히 할머니 얘기하고 있는 아이나, 할머니 어디계신겁니까?"
"회장에서 뿌려졌던 은테이프"
MC가 끝나고 정말 마지막 곡으로 星가 시작되었고 동시에 긴테가 뿌려졌습니다. 긴테는 투어 파이널에서만 봤었기 때문에 조금 놀랐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후리코피를 따라하면서 정말 마지막 곡이 끝났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느껴지는 이 아쉬움.
홀을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죠.
"끝났다. 하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이런 아쉬움이 느껴지면 무언가로 채우고 싶어서 다시 굿즈 판매대로 향합니다. (-_-) 투어 전에 몇 가지 사고 싶은 것을 샀지만 다음 스케쥴 때 결국 사게 될 것 같아서 미리(!) 아유니 헤드 티셔츠도 한 장 샀습니다.
"어차피 다음 투어때 오면 안 산거 다 살 것 같아서 그냥 초장에 다 사버렸습니다. (-_-)"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아유니 헤드 티셔츠(=콧물 티셔츠)"
"WACK 사진 동호회 창간호(왼쪽)의 표지가 아유니 였는데 이떄 사진을 BiSH답게 쿠소 형상화함"
이때 시간이 대충 9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왔던 길을 생각해보니 빨리 가도 자정이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티셔츠 바로 가방에 넣고 역으로 향했습니다. 돌아가는 마린라이너에는 청소원들이 한가득인데 상당수는 그 다음날 교토 공연(보로페스타) 때문에 이동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BRiNG iCiNG SHiT HORSE의 제 첫 번째 투어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쉬웠지만 아직 투어가 다 끝난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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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사실 이날 전원체키를 찍으면서 칫치한테 체키를 넘겨받는 사이에 칫치로부터 엄청난 말을 들었습니다.
칫치 : “마츠쿠마상이 그 야구 티셔츠 잘 받았다고 전해달래!”
깜짝 놀라서 순간적으로 칫치한테 “혼토?!”라고 두 번이나 되물었어요.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얘기가 좀 긴데 지금 BiSH를 비롯한 BiS, GANG PARADE, EMPiRE등의 사운드 프로듀서로 있는 마츠쿠마 켄타상이 엄청난 야구광인데 저도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해서 한일전이 있을 때 몇 번인가 트윗으로 야구관련 토크가 오간 적이 있었고 그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제가 응원하는 한국 야구팀의 레플리카 유니폼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근데, 그게 무려 OTNK 시절입니다....)
"마츠쿠마상은 소프트뱅크 호스크의 팬입니다. (한국은 한화이글스를 밀어주세요...)"
올해 한화이글스(예 제가 그 보살팬입니다-_-)가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서 예전에 생각했던 계획을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마츠쿠마 켄타상 이름과 등번호는 69(=ROCK)로 마킹을해서 마츠쿠마상의 레코딩 스튜디오인 SCRAMBLES STUDIO로 보냈습니다. (WACK 사무소에다가 보낸 것이 아님) 보내고 나서 솔직히 ‘마츠쿠마상이 인증을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기대도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반응이 없길래 그냥 잊고 있었는데 특전회를 하면서 칫치한테 느닷없이 그 얘기를 전해 들은 겁니다!?
더 깜짝 놀란 것은 SCRAMBLES STUDIO로 보낼 때 어차피 WACK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서 BiSH, 칫치, 청소원등의 언급은 하나도 없이 간단히 올해 응원하는 팀이 11년만에 나간다는 내용과 제 이름하고 한국의 WACK SLAVE라고만 적어놨었는데 그 단서를 가지고 어떻게 칫치를 연결시켰는지 모르겠지만 마츠쿠마상이 칫치한테 전달했다는 것.... 그리고 솔로체키 찍을때 그 얘기가 또 나왔는데 칫치는 그 편지까지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헑....;
사실, 이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내내 '마츠쿠상은 어떻게 칫치한테 전달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지만 뭐 라인으로 ‘누구 이 야구광 오타쿠 아는 사람?’ 하고 물어봤을 것이라고 결론 내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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