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5 BiSH 해산에 관한 짧은 이야기

 

[ BiSH가 해산에 이르기까지 ] - 표면적으로 공개된 것 위주 + 다분히 추측성 글 多

 

시작은 지난 8월 31일에 발표 된 "CAN WE STiLL BE??"의 MV 영상이 공개되고나서부터였다.

 

CAN WE STiLL BE??는 BiSH의 메이저 4집 앨범 'GOiNG TO DESTRUCTiON'의 수록곡으로 이미 앨범이 8월 4일에 공개된 뒤 약 한달 후에 MV 영상이 나왔고(8월 4일 앨범 발매 당시에는 CAN WE STiLL BE??가 아닌 BE READY의 MV가 공개되었음) 이미 알고 있는 곡에 MV 자체도 엄청난 영상미나 있거나 재미가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BiSH의 열성팬인 청소원(BiSH 팬덤의 공식명칭)들도 아마 대부분 대충 한 두번 보고 말았을 것이다. (=내가 그랬다;)

 

"CAN WE STiLL BE??를 대충 봤다면 다시 보도록 하자 (대충 3:00 구간부터 보면된다)"

 

이 MV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MV의 마지막 부분에서 멤버들이 데뷔의상을 입고 달리기를 하는 가운데 매우 짧은 찰나의 시간이지만 쏜살 같이 지나가는 아래와 같은 스틸컷들 때문이다. 너무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갑자기 입고 나온 초기 데뷔의상과 '20 - 23 - FiNiSH'로 이어지는 문구 때문에 '혹시 '23년에 해산하는거 아니야?' 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도 있었다. 다만, 당시 BiSH SPARKS라는 대형 투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코로나로 잠시 주춤했을 뿐 그룹 안팎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할정도로 해산이라는 이미지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잠시 의문만 제기했을 뿐 이후로도 해산이라는 키워드가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20 - 23 - FiNiSH로 이미 사전에 복선은 깔려있었고"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묻혔다고는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만 않았을 뿐 아마 이때부터 청소원들 대부분은 마음속의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23년도에는 해산을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와타나베와 BiSH 멤버들도 어느정도는 눈치채주길 기대하고 있었다고 생각. 나중에 너무 놀라지 말라고.

 

그리고 기다리던 BiSH의 홍백출장이 발표되었다.

작년 찌라시가 한 차례 돌았지만 홍백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그 이후로는 공식적으로 BiSH의 투어에서부터 "홍백 재도전"을 선언하며 계속 고대하던 홍백이었기에 발표가 나자마자 청소원 커뮤는 물론 밖에서도 엄청난 반응이었다.

 

 

'20년 NHK투어 파이널에서부터 공식화한 목표인 홍백출장이 이뤄진 순간

 

 

BiSH의 홍백출장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기쁨과 동시에 우려 아닌 우려가 같이 찾아왔다. 홍백출장 기자회견 자리에서 청소원들에게는 이미 익숙해서 일상이 되었지만 밖에서는 논란거리가 된 BiSH의 무대 시작전 원진구호 "친포!" 가 작은 이슈가 되면서(온가족이 모여서 보는 홍백이기에 보수적일 수 밖에 없음) 내부에서부터 '홍백때 와타베가 또...?' 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사실 "친포!"는 이미 NHK의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몇 번 나왔기 때문에 NHK에서 몰랐다고 하기에는 뭣하지만 BiSH라는 팀의 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 생각되었음)

 

BiSH의 프로듀서인 와타나베 준노스케는 이미 과거에 큰 무대에서는 꼭 염상(이라고 쓰고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읽는다)을 꼭 올려놨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뭔가 큰거 하나 온다!' 고 생각하는 청소원들이 많았다. 당장 최근 기억에 남는 염상 시리즈 중 하나는 '20년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마메시바의 대군' 소속 미유키 엔젤의 '졸도'가 있다. (내용이 궁금한 사람은 대충 '마메시바 염상(豆芝 炎上)'이라고만 검색해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니 궁금하면 찾아보도록 하자)

 

홍백에서 뭔가 서프라이즈 뉴스가 하나 나올 것이다라는 생각의 기저에는 모두가 긍정적인 뉴스들을 생각했다. 캡틴 칫치가 메이져 데뷔하면서 또 몇 년전 '아이돌 캐넌볼'때 밝혔던 소원인 '도쿄돔에 서보고 싶다!'는 것에서 유례하는 '돔투어'라던지(이 때문에 꽤 많은 청소원들이 해산은 아마도 도쿄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코로나 이전 와타나베가 영국으로 날아가 회의를 하고 다닌 것을 오픈했을 정도로 급수면위에 떠오르던 'BiSH 월드투어' 라던지. (이전까지만 해도 와타나베는 일본 1위도 못했는데 무슨 해외투어냐며 해외투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었음)

 

'19년 아메토크 출연 후 아메토크신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미친듯한 상승세를 보여준 것을 모두 봐왔기 때문에 홍백출장 이후로는 무수한 홍백신키들을 양산해가며 한 번 더 나아갈만한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해산?'을 떠올리는 청소원들이 많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해산은 무슨 물 들어오는데 출항을 안나간다니 너무 비현실적이잖아) 그리고 12월 15일에 흘러나온 찌라시 아니 뉴스 한 건.

 

**아메토크신키 : '19년 10월 방송 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아메토크에서 BiSH의 팬을 자처하는 연예인(주로 게닌) 특집으로 방송 된 내용이 관심을 끌면서 당시 진행 중이던 BiSH의 홀투어가 모두 SOLD OUT이 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BiSH가 대세급으로 떠오르게 된 계기를 만든다. 이 무렵 유입된 BiSH의 팬들을 아메토크신키라 부른다.

 

"BiSH 홍백 서프라이즈로 해산발표 하는거 아니냐? (12월 15일)"

 

 

BiSH가 홍백에서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고 이게 '해산'이지 않을까? 하는 다분히 추측성 기사였지만 청소원 커뮤는 이미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CAN WE STiLL BE??'의 MV 메세지가 다시 떠오르며 '진짜 홍백에서 해산발언하고 시원하게 그만두는거 아닌가?' 하는 의문과 걱정이 섞여서 폭풍우가 되어가던 시점에 프로듀서인 와타나베는 라디오에 출연해,

 

 

"BiSH 해산은 사실무근!! (12월 16일, 와타나베 준노스케)"

 

 

해산 같은거 없다고 청소원들을 안심시키기 이르른다. (지나고보니 해산으로 본격 밀당하는 프로듀서) 폭도로 변질 될 것 같았던 청소원 민심은 와타나베의 발언으로 모두 진압되고 각자 집에 돌아가서 연말 홍백을 따듯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리고 일주일 후 12월 23일 다시 보도가 나왔다. 

 

 

"다시 나온 BiSH 해산발표 (이때까지도 그냥 대형 이벤트 공지라고 생각했다)"

 

 

"긴급 라이브, THiS iS FOR BiSH 생방 결정!!"

"이벤트라고 생각했던 뉴스에 이어져 나온 오피셜의 공지, 이 공지를 보고 나는 무너졌다ㅠ"

 

 

그런데 이번 소식은 앞전과 같은 추측성 기사가 아니오고 뒤이어 같이 나온 BiSH 오피셜의 소식은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다.

 

"THiS iS FOR BiSH"

 

앞에 긴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어도 어찌보면 단순한 라이브의 소식 같았지만 저 타이틀(THiS iS FOR BiSH)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너무 남달랐기에. (개인적으로는 이 타이틀을 보고 '해산확정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BiSH의 첫 원맨 라이브는 6년전 '15년 5월 31일의 "THiS iS FOR BiS" 였다. 캬파 80명의 작은 라이브 하우스 나카노 heavisick ZERO에서 펼쳐진 라이브. BiS를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그룹 BiSH의 선배그룹 BiS에 헌정하는 무대이자 이를 계승하는 출발선상의 무대.

 

"나카노 heavysic ZERO에서 진행 된 BiSH의 첫 원맨 라이브 THiS iS FOR BiS(니코나마 중계)"

(이거 영상이 지금도 유튜브에 남아있다 좁아터진 가운데 라이브가 재미있다. 안보셨다면 한 번 보시길)

 

 

그 이후로도 BiSH의 사무소인 WACK에서는 이곳 heavisick ZERO에서 사무소 다른 그룹들의 출발을 시켰기 때문에 나름 의 성지화가 된 장소였다.

 

"위에서부터 BiSH의 첫 원맨, BiS 3기의 첫 원맨, ASP의 첫 원맨 (장소는 모두 heavysick ZERO)"

 

 

이곳에서 다시 라이브를 한다는 것 그리고 저녁에 들어서 12월초에 BiSH 공식 팬클럽인 SLTS에서 비공개로 6년전 THiS iS FOR BiS 당시의 스페셜 티켓을 가지고 있는 청소원들을 찾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뭔가 새로운 이벤트를 해주나?' 싶었고 그냥 넘겼는데 저 THiS iS FOR BiSH의 공지를 보고나서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당시에도 장소에는 공개가 되지 않았기에 나머지는 24일 아침 방송에 나오는 라이브 장소가 heavysick ZERO라면 이건 200% 확정인 것 같았다.

 

"THiS iS FOR BiSH의 마지막 무대, 프로미스더스타"

 

당일의 라이브는 예정대로 heavysick ZERO에서 열렸고 심지어 세트리스트도 6년 전 첫 원맨의 세트리스트와 똑같았다. (=고참들은 눙물을 흘렸다. Story Brighter 얼마만에 듣는거냐ㅠ) 그리고 '15년 첫 원맨때 함께했던 80명 중 6명의 레전드급 청소원들이 무대를 지켜봤다.  'BiSH-星が瞬く夜に' 를 세번이나 한 것에 대해서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건 '15년도에도 똑같은 세트리스트를 가져왔기 때문에. 이후 '15년도 세트리스트에 슷키리 중계를 위해서 프로미스더스타가 한 곡 더 붙었다.

 

해산발표에서는 멤버들은 의외로 담담한 반응에서 칫치가 울음을 터트렸고 이때 칫치의 등을 두드려주는 아유니가 화제가 되었다. 아유니의 데뷔때는 칫치가 첫 공연을 끝내고 잔뜩 긴장해서 돌아오는 아유니의 등을 "간밧따네! 간밧따네! 나쿠나! 나쿠나! 다이죠부!" 하면서 연신 두드려주는 내용이 한 동안 청소원들 사이에서도 밈이 되었었기 때문에 이제는 정반대의 상황에 보는 의미가 남달랐던 것.

 

(출처 : とんとんさん 트위터 @tonchittiii)

 

칫치의 "간밧따네! 간밧따네! 나쿠나 나쿠나! 다이죠부!" 를 다시보자 (nothing. 인트로에 바로 나온다)

 

 

해산발표 이후 같은날 저녁에 해산발표 하기 까지의 이력을 정리한 "BiSH iS OVER! - 해산의 진상" 이라는 7분 분량의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 초기 해산과 관련 된 논의가 '19년 11월부터 있었다는 것

   ('19년 11월이면 '19년 10월에 방송 된 아메토크 때문에 최고의 상승기를 맞이하고 있을 시점이다. 이 시점에 해산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는 것에 와타나베의 치밀함과 동시에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아, 역시 사이코패스)

 

2) 이 해산의 논의가 멤버발이 아니 프로듀서인 와타나베부터 시작된 의견(최고의 자리에 있을때 해산하자!)이라는 것

   (사실상 해산을 주도한 와타나베는 나쁜놈이지만 차라리 이 부분 때문에 해산에 대해서 나름 안심했다는 청소원들의 의견도 있다. 멤버들간 싸움이 아니므로.)

 

3) 마지막(해산의 결정은)은 멤버가 스스로 결정했다는 것

 

영상의 발언 중, 'BiSH는 6명이 1명의 인간이기 때문에 만약 내가 BiSH의 심장이라고 해도, (나만으로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1명이라도 해산하자는 의견이 있다면 해산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는 칫치의 발언 때문에 항상 멤버의 의중을 존중해왔던 칫치의 성격을 알고 있던 청소원들은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었다. (으헝훵후헝ㅠ)

 

그리고 그 다음날 오후 뒤이어서 다시 한 편의 미친듯한 퀄리티의 CM을 가지고 왔는데,

 

"모얏떼란네요!!! 카이산다요! 카이산! wwwwww"

 

 

이 30초 분량의 'BiSH의 해산 프로모션(?)' CM에는 그간 BiSH가 보여줬던 B급 정서와 센스 그리고 각자의 상황 등을  모두 함축되어있다. 그야말로 역대급 프로모션이다. 무슨 해산마저 프로모션을 하냐는 의견이 있다면 BiSH는 원래 멤버의 탈퇴도 신문광고 한 명을 통째로 사용해서 내보낼 정도로 아이돌의 데뷔부터 탈퇴 그리고 해산까지 하나의 스토리로 만드는 그런 그룹이었던 것. (예전부터 와타나베가 꼭 설파하던 본인의 아이돌 제작방식)

'16년 5월 16일 아사히 신문 조간에 한 면 분량으로 실렸던 멤버 허그미 탈퇴 당시의 광고

 

 

다시 영상으로 돌아가서 30초의 짧은 영상이지만 각자 멤버의 상황을 고스란히 녹여놓았다.

 

 

1. 노래(ZOKINGDOG) 부르는 아이나 - 솔로활동 (2집 앨범까지 낸 솔로가 더 유명한 가수, '23년 오사카죠홀 공연 발표)

2. 기타 연습하는 아유니 - 솔로활동 (PEDRO 4집 앨범까지 발표, 엊그제 요코아리 공연 끝냄)

3. 타이핑 하는 모모코 - 작가 (이미 본인집필 2권 발표한 작가)

4. 카레먹는 칫치 - 3년째 전국 카레투어(SPICE TRAVELERS) 방송활동하는 방송인

5. 연기 연습하는 하시야스메 -  BiSH 유일무이한 연기돌 하시야스메

6. 의상 점검하는 링링 - 일러스트로 성인용 동화까지 발표한 디자인 담당

7. 그리고 어딘가...(...) 전화하는 와타나베 준노스케 - ZOC의 OOOOO와의 불륜설로 '21년 돌판 대형 스캔들 터트림

 

영상 중에는 와타나베(쥰쥰)가 "본방 끝나면 바로 갈테니까..." 하고 통화하는 배경으로 아츠코의 "거기에 사랑은 있어?" 라고 말하는 내용이 겹쳐지면서 미친듯한 위트를 뽑아낸다. (ㅋㅋㅋ)

 

이 골 때리는 CM 한 편이 어제의 발표의 그 심각함을 마지막까지 BiSH답게 마무리 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시켜놓고 있다. 오타쿠들의 반응은 역시나 대부분 긍정적, 본인의 불륜마저 마지막까지 네타로 승화한 것과 더불어 와타나베에게 카레를 퍼붓는 장면(말똥을 맞는 느낌)이 너무 통쾌하다는 반응이 많다.

 

여기까지가 뜨거웠던 BiSH 해산 내용에 대해서는 종료가 되는 분위기.

 

 

그리고 더불어 해산발표하면서 BiSH가 남은 1년간 공약으로 내놓은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하늘색은 지난 이력과 이후 발표 된 내용 및 코멘트 그리고 각종 썰을 추가하여 작성함)

 

1. BiSH는 '23년을 기점으로 해산

   ▶ 남은 시간은 대략 1년 (아마 다시 나가는게 가능하다면 '22년 홍백이 마지막이 아닐까?)

 

2. '23년 1월부터 달에 싱글 하나씩을 발표

   ▶ 이후 나온 사운드 프로듀서 마츠쿠마 켄타상의 코멘트를 보면 커플링 곡이 들어갈 수도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12곡 +@가 될 확률이 높다.

 

3. COLONiZED TOUR 개최

  ▶ 현재까지 나온 정보 없으나 '식민지화'의 의미 때문에 그간 한 번도 원맨을 개최하지 않은 지역에서 라이브를 하지 않을까? 하는 썰이 파다하다. (청소원들은 벌써 한 번도 투어가 없었던 미개최지 리스트까지 만드는 중)

 

4. BiSH FES. 개최

  ▶ '15년도 9월 데뷔초기에 같은 이름으로 페스를 개최한 이력이 있다. 이때는 1부, 2부, 3부, 4부로 나눠서 출연자가 1부 BiSH, 2부 BiSH, 3부 BiSH, 4부 BiSH만 나오는(그러니까 BiSH만 나오는) 페스가 있었다. 1-3부는 의상교체를 하고 나왔고 4부에 이르러서는 미즈기 라이브 등 지금의 위치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라이브가 있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라이브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

 

5. FOR LiVE - BiSH BEST에 수익을 기부한 33개 도도부현 67개 점포에서 라이브 하우스 개최

 ▶ 코로나 이후 무너져가는 소규모의 라이브 하우스들을 위해 앨범의 수익금을 라이브 하우스로 돌리는 라이브 하우스 살리기용 베스트 앨범을 발표했다. '19년도에 이르러 미디어의 힘에 등을 타고 왔지만 BiSH는 근본을 라이브 하우스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라이브 하우스와 같이 가는 것으로 선택한 듯.

 

 

 

 

 

 

 

 

 

 

[그리고 BiSH 해산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

 

24일 BiSH의 해산 발표와 동시에 사운드 프로듀서인 마츠쿠마 켄타상의 채널에도 해산에 대한 짧은 코멘트가 올라왔다. 개인적으로는 와타나베나 멤버 6인보다 지금의 BiSH를 만드는데 최소 5할 이상은 공을 세웠다고 생각하는 인물인데 마츠쿠마상의 의견에 나도 대부분 동의한다.

 

대부분의 그룹이 해산하는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여러가지 패턴 1)멤버와의 불화, 2)그룹이 안팔림 3)회사와 계약종료 가 아닌 본인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목표에 이르러 해산하는 결이 다른 해산이라는 것.

 

 

와타나베는 사실 그룹의 해산에 대해서는 그래도 나름 경험(!)이 많은 인물이다. 요코아리 공연을 끝으로 한계를 느껴 해산시켜버린 BiS 1기, 다시 부활시켰다가 여러차례 본인 나름의 소생술을 썼음에도 팔리지 않자 가차없이 끝내버린 BiS 2기, 표현이 좀 그렇지만 사무소내 잉여인원으로 시작해 우왕좌왕하다가 끌고가지 못해서 놓아버린 CARRY LOOSE. 앞서 정리했던 여러 그룹들의 해산과정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비난과 욕을 먹고 끝냈는데 이번 BiSH의 해산은 반응이 좀 다르다. (잘했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했다고 일방적으로 욕을 먹고 있는것도 아님)

 

30초짜리 CM에서 보듯이 BiSH 데뷔이후 6년간 목표 이상으로 그룹이 떠올랐고 멤버들 모두 각자 자신의 길을 파기 시작했으며 일부는 결과를 어떻게 내고 있는지 존경스러울정도로 이미 미친듯이 바쁘다. ('15년 데뷔이래 그룹이 쉬었던 것은 아이나가 성대결절에 걸렸을때 '16년 12월 딱 한 달 뿐이었을 정도로 6년간 달리고 또 달려왔음)

 

그룹 자체가 아이돌이 아닌 밴드를 표방하고 있고 비주얼로 승부를 보는 그룹도 아니지만(더불어 활동하는데 나이가 제한이 되지도 않지만) 절반 이상의 멤버가 내년이면 이십대 후반을 달려간다는 것도 나름대로의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지금처럼 주목도가 높을때 개인 커리어를 쌓아올리기가 최적의 시기인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해산 발표 이후로 올라오는 글을 보고 있으면 '19년말에 해산 계획을 하고 있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이 많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19년 말이면 갑자기 늘어나는 새로운 팬들 때문에 행복에 겨운 비명을 지르고 있을때인데 도리어 이때 해산 계획을 하고 있었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딱 그정도가 'BiSH가 쌓아올릴 수 있는 최대'라고 생각했다는 프로듀서의 그릇이나 역량을 지적하는 쪽이 대부분.

 

개인적으로는 BiSH가 사무소의 다른 그룹들 대비 너무 커져서 언밸런스해졌기 때문에 정리하고 싶었던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WACK은 사무소안에 이미 BiSH를 제외하고도 EMPiRE, BiS, GTTB, PARADISES, ASP, 마메시바의 대군과 연구생 그룹인 WAgg까지 총 8개의 그룹이 있으나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그룹은 BiSH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없다. 아이돌 외의 다른 사업으로 본인의 패션 브랜드 NAP을 런칭할때도 주된 사유로 수입원이 한 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자 했을정도이니 BiSH 원툴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서 부담을 느꼈을 것도 같다.

 

메이져 데뷔이후 그룹이 점차 정상궤도에 올라가면서 역설적으로 재미없어져버린 프로모션이나 운영방식도 한 몫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예전 그리고 지금도 와타나베가 가지고 나오는 기상천외한 프로모션들은 규모가 커진 그룹들은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본인도 재미없는 일은 별로 하기 싫어하는쪽이니.

 

딱 하나 아쉬운 것은 해외울렁증이 있는 와타나베가 이를 극복하고 나름 해외투어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정도로, 엄청난 진척이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결국 이를 이루지 못하고 활동만큼은 국내밴드로 남아버렸다는 것. (원래 의도대로 해외투어가 진행되었더라면 지금의 해산발표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함) 해외무대에 서는 것을 꼭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내년 일정을 보면 도저히 그럴 짬이 나지 않을 것 같고 향후의 계획도 당장은 보이지 않아서 너무 아쉽다.

 

완전체를 아쉬워하는 쪽에서 하나 기대해 볼 수 있는 건, BiSH 자체가 이미 오리지날 그룹이 아닌 BiS로 인해 파생된 그룹인 것처럼 와타나베는 이미 본인이 프로듀스했던 그룹을 이미 몇 번 부활시킨 전력이 있고 그룹의 해산을 이미 몇년전부터 구상해왔단 것처럼 몇 년 뒤에는 다시 재부활도 시키지 않을까 싶은 점. (이미 계획에 있는거 아냐? 참고로 BiS는 '14년에 해체하고 2년만에 돌아왔었다. 멤버는 바뀌었지만.)

 

 

어쨌든 당장은 내년에 계속 나올 싱글들을 기대하고 '23년 이후는 그 이후에 생각하는게 나을 듯.

 

이상 칫치 솔로활동 하면 개인 팬사인회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룹보다 솔로가 더 만나기는 수월할지도요)

벌써부터 두근대고 있는 오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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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1 BiSH LiFE is COMEDY 투어 - 오키나와편

LiFE is COMEDY TOUR - 오키나와편

 

작년 BiSH의 마쿠하리멧세 공연 "THE NUDE"에서 발표 된 새로운 투어.

늘 그렇듯 투어일정을 짤때는 신청하는 날까지 계속 고민을 하지만 이번에는 결정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직전 투어였던  piL투어에서 무리하게 일정을 짜다보니 반복된 세트리스트에 재미가 반감되었던 것 같아서 이번에는 두 번 정도만 가겠다고 생각을 하고 고른 것이 '오키나와'와 '마쓰야마'.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 카미공연이라는 평소의 신념대로 진짜 어지간하면 솔드아웃 안될 것 같은 곳을 골랐다.

 

4/21 BiSH 오키나와에 이어서 4/22 EMPiRE의 후쿠오카 공연을 이어보는 일정

 

오키나와는 생각보다는 자주갔던 곳이다.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었는데 이번도 그렇고 모두 BiSH때문에 갔더랬다. 단, 지난 세 번의 방문은 모두 오키나와의 나하시내에 있는 라이브 하우스였던지라 라이브 하우스 이름이 좀 생소하긴 했지만 이번에도 당연히 나하시 내에 있는 곳일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출발 전날 저녁에 라이브 하우스를 확인하면서 깜짝 놀랐다.

 

"어래? 나하가 아니라 코자?"

 

코자는 나하에서 버스를 타고 대략 1시간 ~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되는 곳으로 나하보다 미군의 영향이 더 드러나는 곳이라고 하는데 오키나와에 장기간 체류하는 사람이 아니면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곳인 것 같았다. 실제 동네에 대한 정보도 많은 편이 아니고 제일 불편한 점은 교통이 버스 밖에 없는데 버스가 계속 있기는 하지만 마지막 운행 시간이 짧다보니 올때 늦으면 안되겠다는 부담이 생길정도.

 

 BiSH 아니면 이름도 몰랐을 곳을, 별 곳을 다 와본다

 

 

오키나와 공항에서 세관구역을 빠져 나오자마자 정말 평소 물어볼 일이 없는 인포에 가서 코자까지의 교통을 물어본 후 바로 나하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나하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매표소나 관련 기계를 찾으려 했건만 그런게 따로 존재하지 않아서 좀 당황하다가 인포에 계신 분이 계셔서 여쭤보니 가장 빠른 버스를 안내해주셔서 바로 이동해서 버스에 올라탔다.

 

참고로 오키나와 버스는 다 그런지 모르겠는데 스이카가 먹히지 않았다. 스이카는 먹히지 않지만 버스에서 내릴때 지폐를 내면 잔돈으로 바꿔주셔서 당장 잔돈이 없어도 지폐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었음. 당연히 스이카가 먹을 줄 알고 탔다가 내릴때 잔돈이 없어서 당황스러웠으나 자연스럽게 해결이 됨.

 

태풍은 아니었지만 계속 비가 오는 날씨였다. 비 때문인지 버스도 가다서다 멈추는 시간이 많아지고 생각했던 것 보다 코자까지 가는 시간이 계속 늘어졌다. 바깥 광경이 특별하지도 않은 것 같아서 핸드폰을 꺼내서 굿즈메뉴를 다시 훑어 봤다.

 

개인적으로 BiSH 투어 굿즈 중 제일 추천하고 싶은 것은 타올이다. WACK 소속의 다른 팀보다 타올이 500엔 정도 더 비싼데 그 비싼값은 한다. 퀄리티가 제일 높은 것 같아서 투어마다 타올은 우선 첫 번째로 챙기고 본다. 투어 티셔츠는 안산지 꽤 된 것 같다. BiSH 초기투어 같은 익살스러움이나 엽기성이 사라지고 너무 단순해진 것 같아서 계속 넘기고 있다.

 

입덕초기에는 '이 그룹이 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나오는 굿즈마다 전부 사들였는데(어차피 나오는 굿즈도 몇 개 없었음) 이제는 그럴 단계는 지난 것 같아서 예전보다는 굿즈 욕심이 확연히 줄었다. 다만, 이번 WACK오디션에도 그랬듯이 CD가 많이 팔리는 것 보다는 굿즈가 팔리는 것이 멤버들한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같아서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되면 그래도 몇 개씩은 사주는 편이다. (와타나베와 나우엠파이어의 WACK 오디션 면담과정에서 나우짱의 BiSH 티셔츠를 보자마자 감사해하는 와타나베를 보면 확실히 굿즈장사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음 https://youtu.be/RS_lmAKZly8이번에는 고민하다가 칫치 티셔츠 한 장, 투어 타올 한장, 스마트폰링으로 딱 쇼퍼특전 받을 정도로 마무리했다.

 

버스가 코자시내로 들어서는 것을 확인하면서 눈으로는 핸드폰에 찍혀있는 코자뮤직타운의 위치를 찾아나갔다. 생각보다 큰 건물이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비가 계속 조금씩내리는데 횡단보도 앞에서 선거유세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엄청 시끄러웠음) 오키나와 선거기간이었는 듯?

 

라이브 하우스는 3층에 있었는데 외지이다보니 특전회 CD예약부스가 굉장히 한산했다. 보통 그래도 30분 이상은 기다리곤 했는데 줄이 없어서 바로 특전회 예약하고 특전권 겟또. 투어 첫 공연때는 가능하면 전원체키를 찍는지라 특전권을 좀 빡세게 질렀다. 특전권을 구입해 놓으면 일단 안도감이 든다. 이제 공연만 열심히 즐기면 되니까. 문득, 아침부터 뭔가 먹은게 없으니 허기가져서 근처의 식당가를 찾아봤다.

 

그러다가 들어갔단 뮤직타운 앞의 '케이지로(KEIJIRO)'라는 라멘가게.

사람들이 서있길래 무작정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생각보다는 나름 유명한 가게였나보다. (나중에 버스탈때 보니 버스에 CM도 나오더라) 리뷰 같은 것을 보고갔다면 국물이 없는 마제멘을 시켰을텐데 잘 모르고 갔던터라 치킨믹스라멘에 토핑을 조금 넣어서 주문했다. 닭육수 베이스가 걸쭉한게 맛은 괜찮았다.

 

사실, 아침에 빵을 먹고가서 점심때 라멘을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잘 먹었던 케이지로

 

배를 채우고나니 돌아갈 시간이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라멘가게 앞에서 버스 정류장을 발견하고 시간표를 확인했다. 나하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할때 돌아오는 시간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던터라 내가 타고 갔던 버스의 시간표를 봤는데 돌아오는 막차가 주말인지라 오후 9시 44분. 오후 10시 이전에 모든 버스가 다 끊기는 것 이었다.

 

개연시간이 오후 6시였던지라 공연시간이 대충 2시간이니 오후 8시에 끝나고 바로 특전회를 시작할리 만무하니 8시를 조금 넘은 시각부터 특전회를 시작하면 조금은 리스크가 있는 시간이었다. 애초에 막차를 타고 싶었던 생각이 없었으므로 가능하면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나오자는 생각이었다.

 

대충 공연 전의 할일이 모두 정리되니 비가 조금씩 오기는 했지만 그제서야 코자 뮤직타운의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이태원 같은 느낌이 조금 묻어나왔던 것 같다.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너무 관광지스러운 국제거리와는 다르게 BAR 등이 더 많이 보이는 주점가 같은 이미지가 강했다.

 

 

낮시간이고 비도와서 가게 들은 문을 열었지만 한가한 그런 분위기의 거리

 

나는 일반티켓을 가지고 왔지만 이 다음날 팬클럽을 대상으로 추가공연이 잡히고 호텔패키지의 형태로 투어팩이 있었다. 그 인원들을 중심으로 뮤직타운에 자리를 깔고 늘 그렇듯이(!) 오늘도 술판을 벌이고 계시는 청소원들. 이건 그냥 이제보니 청소원 종특(!)인 듯. (-_-)

 

티켓은 200번대, 최근 BiSH 공연치고는 나쁘지 않았던 번호였지만 여기가 오키나와 코자임을 감안하면 그래도 좀 아쉬운 번호. 그래도 최근 받았던 BiSH 번호에서는 가장 빨랐던 것 같음.

 

공연장이 있었던 3층에 올라가서 한장 찍어봤다 코자뮤직타운은 건물은 그럴듯 한데 뭔가 죽어있는 분위기라서 좀 안타까운 느낌이 있었다. 평일에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의 규모에 비해서 꽉 들어차있는 느낌은 아니었는지라.

 

결과적으로 이날 솔드아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공간이 들어찼다. 스탠딩이었을때의 카파가 1,100명 수준임을 생각해 본다면 대충 800명 ~ 900명 수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앞에서 치고박고 뛰어놀고 싶은 생각보다는 뒤에 단이 있는 자리가 있으면 무조건 단으로 빠져서 무대를 크게 보고 싶은 생각이 많아져서 뒤로 빠지는데 뮤직타운 뒤쪽에도 단이 올라온 것이 있어서 이쪽으로 빠졌다. 투어 첫 번째 공연이었기 때문에 STiCKS의 곡들을 자세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듯.

 

이번 공연은 투어 타이틀이 LiFE is COMEDY 였으므로 막연히 콩트의 비중이 크게 나올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그리고 콘서트가 시작되는데...

 

 

 

 

 

 

 

 

"이후는 투어자체의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투어 가실 분이 계시면 스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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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하고 갑자기 시작되는 뮤직비디오!

 

난데없이 이어지는 하시야스메의 솔로곡?!

 

곡의 후렴부 "하시야스메 모드!"가 머릿속에 계속 남는 하시야스메의 솔로 PV. 유이가도쿠손의 솔로곡 Like a virgin이 조금 순화된 느낌 같은 곡 그리고 PV 자체도 역시 병맛이 조금 느껴지는 곡. (-_-) 기대치 않았던 하시야스메의 PV에 뻥-찌는 기분이 이어졌다. 작년 마쿠하리멧세에서 솔로데뷔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던 와타나베 쥰노스케의 확언은 이걸 말한 것이었던가?

 

하시야스메가 솔로데뷔를 한다면 조용한 발라드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느낌의 곡에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유쾌한 곡 같아서 재미있었던 PV였다. 이 곡은 투어의 일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바로 공개할 수는 없겠지만 이후 진짜 솔로데뷔곡의 트랙으로 쓰이던가 아니면 Blu-ray 한정으로 발매되지 않을까싶다.

 

PV는 콩트의 시작을 알리는 메인 주제로 PV가 끝나자마자 멤버가 하나둘씩 나오고 PV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하시야스메에게 아직 안무가 없다는 내용을 지적 당한다. 그리고 당황한 하시야스메가 곡의 안무를 만들게 되는데 제한 시간은 단 10분. (아유니와의 네고 후 정한 시간)

 

대략 4분 30초가 남은 시간, 하시야스메는 급해지고.

 

이 10분동안 우왕좌왕 하면서 하시야스메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멤버들과의 이상하고 골 때리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번 투어 콩트의 핵심. 솔직히 BiSH 투어 다니면서 콩트야 항상 MC 가운데 한 꼭지씩 있던 내용이지만 크게 웃었던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박장대소하며 웃었다. 평상시 멤버들의 캐릭터를 극단적인 형태로 만들어 놓은 느낌.

 

BiSH가 워낙 잘 나가고 WACK의 다른 팀들은 추격조라는 느낌 때문인지. 다른 팀들은 말 그대로 "으쌰으쌰" 하자는 느낌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해서 밖에서도 그 느낌이 느껴질정도인데 BiSH는 드러내놓고 그런 느낌을 받을 때는 없다. 다만, 무대에 들어가면 평소에는 죽어있던 멤버들이 갑자기 스위치가 들어가는 느낌인데 그런 평소의 어둡고 반항적이고 골 때리는 캐릭터들을 잘 버무려서 보여준 듯 하다.

 

결국, 안무를 완성하지 못하고 끌려나가는 하시야스메

(이렇게 콩트로 보낸 시간이 대충 25분 이상이 되었던 듯 싶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진짜" 콘서트의 서막, 遂に死로 시작

 

세트리스트는 STiCKS의 4곡으로 크게 뼈대를 짠 후에 어울리는 곡들로 살을 붙여놓은 느낌.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곡은  역시 遂に死와 FiNALLY 두 곡이 제일 기대가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제일 충격을 받았던 곡은 FREEZE DRY THE PASTS였다. 이 곡에서의 퍼포먼스는 정말 BiSH가 아니면 못할 것 같은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었던 퍼포먼스. 곡을 이끌어 나가는 멤버는 링링으로 소품으로 의자가 하나 등장하는데 의자 하나로 이런 연기와 효과를 낸다는 것이 정말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KiLLER BiSH의 "Am I FRENZY??"에 이어서 또 하나 등장한 링링을 제대로 쓰는 효과를 냈던 무대.

 

다음 곡까지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FREEZE DRY THE PASTS

 

신곡 4곡 중 제일 좋아하는 곡은 FiNALLY인데 안무 포인트를 너무 단순하게 잡아서 오타쿠들의 호응이 적으면 조금은 썰렁하게 보이는 그런 곡이었던 듯. FiNALLY를 제외하고 신곡들의 안무는 BiSH의 기존 안무들과는 여러가지로 좀 달라보였다. 遂に死의 멤버들이 포개져서 시작하는 부분도 그렇고  특전회때 따로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이것도 전부 아이나가 짰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이나가 짰다면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スパク에서는 노를 젓는다.

콘서트 영상에서는 뒤를 잡지 않기 때문에 잘 나오지 않지만 BiSH 현장에서는 일상인 광경.

 

 

 세트리스트 출처 : ggrk_Japan@岩の人(@resident_in_box)

 

세트리스트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웠다. 저번 piL투어때는 '아... 여기서부터 달리는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쩌다보니 달리고 있고 어쩌다보니 끝나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굳이 억지로 나눠서 뻔하게 만들어 놓지 않은 느낌이라 좋았던 것 같음. 星が瞬く夜に가 앙코르때 나왔지만 이번 세트리스트는 굳이 나오지 않았어도 좋을 만한 그런 세트리스트였던 것 같다. 진짜 안나왔어도 '아? 안나왔던가?' 하고 넘어갔을 듯. 신곡을 제외하고는 stereo future에서 DEADMAN으로 넘어갈때 하고 スパク에서 サラバカナ로 넘어갈때가 좋았다.

 

BiSH의 흔한 GiANT KiLLERS (돌아라! 돌아라!)

 

 

그렇게 어쩌다보니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공연이 모두 끝나 있었다.

마지막 멘트로 "We are BiSH~!!" 할 때 정신이 듬.

 

이어지는 특전회, 생각보다 사람이 3층도 모자라서 대기 행렬이 2층까지 늘어져 있고 사람이 너무 많았다.

아... 버스 시간 빠듯한데, 쩝.

 

벌써 몇십번을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매번 특전회 시작되고 멤버들이 걸어나오는 것을 볼 때부터 조금씩 긴장이 되는데 그래도 BiSH만큼은 뭔가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라. 다른 그룹 보다는 다소 쉽게 말걸 수 있는 것 같다. 유일하게 전 멤버에게 모두 인지되어 있고 전원체키를 찍는 것도 BiSH 밖에 없는지라.

 

그룹체키때 포즈를 정해줘야 하는데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냥 누웠더니 찍기전에 멤버들이 "뭐해야 하지?"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미 뭔가 정해서 말해주기에 너무 늦은 나머지 그냥 찍어버린 체키. 평소 거의 반응이 없는 링링이 저 정도로 포즈를 잡아주고 웃어 준 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이 생김.

 

아유니의 저 뚱한 반응도 좋음. 예전에는 '아니 왜 이렇게 소금이 되어있지?' 했던 적도 있었는데 사진 찍을때만 저런 모습이고 실상은 생일날 뜬금없이 한국어로 생일축하노래까지 불러주는 상냥한 녀석이니 사진만 찍기 싫어하고 저게 원래 모습인 것 같아서 오히려 저런 모습이 가식이 없는 것 같아서 좋아졌음.

 

좌이나우칫치

이번에는 포즈 제대로 잡았다. "우데구미?" 하니 옆으로 철썩 붙어주는 녀석들.

최근에 둘이서 찍은 체키가 없는 것 같아서 새로 업데이트(!)했다.

 

그리고 다시 칫치를 보러간다

 

딱히 뭔가 전해주거나 할 말이 없었지만 칫치가 요즘 꾸준히 올리고 있는 카레트윗이 생각나서 가장 좋아하는 카레 집을 물어봤다. 답해주더니 이거 비밀이라고...(...) 체키를 버스에 올라타서야 봤는데 붙으라고는 했지만 저렇게 가깝게 붙어있을 줄은 몰랐음.

 

체키 찍을때야 여유를 부렸지만 이거 찍고나니 대충 9시 30분을 넘긴 시각. 아까 기억했던 막차가 대충 9시 40분정도.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냅다 달렸다. 막차를 잡아서 나하로 돌아갔다. 버스 시간표 안보고 갔으면 코자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야 했을지도.

 

버스 기다리는 와중에 자판기에서 뽑은 산삥차. 이번 투어에서 '오키나와'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 하나 뿐이었던 듯. 나하에 다다르니 너무 늦었고 그 다음날 바로 후쿠오카행 비행기를 타야했으므로 소키소바 한 그릇 못 먹고 온 것은 너무 안타깝다.

 

다시 국제거리에 도착한 시간이 대략 오후 11시 정도.

이렇게 투어 하나가 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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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7 BRiNG iCiNG SHiT HORSE 투어 - 다카마쓰

블로그에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사실, 올해초에 있었던 pUBLic imAGE LiMiTEd 투어를 파이널이었던 요코아리까지 하면 5번이나 갔다왔는데 현생에 치이고 이것저것 바빠지다보니 후기를 적을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사실, 조금 쓰다가 임시저장만 해놓고 글이 너무 오래되어서 포기...) 그래도 이번 BRiNG iCiNG SHiT HORSE 투어는 가급적 모두 적어보려 합니다. (과연?!)





BRiNG iCiNG SHiT HORSE 투어 - 다카마쓰

- 부제 : 메이져 아이돌 그룹 적응기

 

지난 5월의 요코아리 공연에서 BRiNG iCiNG SHiT HORSE 투어(이하 홀투어)가 발표 되었을 때, 회장의 면면을 파악하고는 솔직히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BiSH 초창기부터 있었던 300-500명 정도 카파의 라이브 하우스 공연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는 작은 공연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공연 규모가 계속 커진다는 것이 무턱대고 반갑지는 않았거든요.


멤버가 오타를 무대에 끌어올리고 같이 뛰어 놀거나 혹은 멤버가 오타들 위로 다이브하는 광경이 익숙해져 있던 저에게 상대적으로 행동이 제한적이고 발이 묶이는 요코아리의 연장선 상이라 할 수 있는 홀투어는 별로 재밌을 것 같지 않다는 선입견만 가지게 했지요.


결국, 고민하다가 정말 갈 수 있을 것 같은 일정 딱 3곳만 팬클럽 선행으로 응모했습니다. 대신 일정을 많이 넣지 않았으니 좌석은 모두 S석으로 넣었고 모두 당선되었습니다.


직전 마지막 원맨이었던 요코아리 공연이 5월말이었고 제가 응모한 첫 번째 홀투어가 10월말이었습니다. 5개월의 시간 동안 BiSH는 작년의 행보와 동일하게 락페스를 위주로 공연을 돌았습니다. 락페스는 매번 30분내외의 공연시간이니 항공권과 호텔경비를 투입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5개월이 지나서 투어 날짜가 다가오니 BiSH 공연도 빨리 보고 싶고 칫치 이외의 멤버는 근 반년간을 못 만났으니 멤버들도 보고 싶고 그랬습니다.


다카마쓰는 여행으로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고 (사실 여행으로 일본을 가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모두 덕질로만...-_-) 잘 모르는 동네이니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갈 때 보다는 조금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소도시 엄청 좋아합니다.

 

"출발하기전 이미 청소원모드 200%!!"


항공권을 찾아보는데 다카마쓰가 에어서울편으로 직항이 있더라고요. 그것도 오전에 바로 출발하니 시간도 좋았는데 문제는 BiSH가 저번 piL투어때부터 특전회를 오전에 한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특전회에 참가하고 싶다면 아침부터 가야 하는데 항공기가 오전 스케쥴이라고 해도 이미 도착하면 끝나있는 시간인지라 어쩔 수 없이 전날에 가야 했고 쿠소직딩(흑흑!)인지라 제일 늦게 출발하는 인천-오사카 피치를 타고 간사이로 들어갔습니다


"간사이와이드가 없었으면 이번 원정은 포기했을지도..."


오사카에서 다카마쓰까지의 이동은 그냥 가려한다면 엄청난 거리이긴 하지만 간사이 와이드패스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결국 특전회 때문에 간사이 와이드패스 + 호텔 하루 1박 추가 + 오사카/다카마쓰 왕복 6시간의 체력고통 + 밤 늦게 도착해서 다시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고통이가 동반되었습니다. (하지만 칫치를 만날 수 있다면야...;)


신오사카 → 오카야마 → 다카마쓰

(신오사카-오카야마 구간은 신칸센 + 오카야마-다카마쓰 구간은 마린라이너 = 대충 3시간)

 

숙소에서 신오사카역까지 가서 다시 오카야마로 가는 신칸센에 올라타서 비몽사몽 있다가 오카야마에서 다카마쓰로 들어가는 마린라이너에 탑승했습니다. 이때쯤부터 IDOL티셔츠를 입은 무리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린라이너가 생각보다 엄청 빠르더라고요. 고속구간에서는 속도감도 신칸센 같았고 특히 중간에 다리 위에서 보이는 해안 경치 등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카마쓰에 가까워질때부터 우동이라고 적힌 간판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우동의 고장, 다카마쓰.


"이른 아침을 감안하고도 주변 경치가 너무 좋았어요"


"높은 빌딩만 보다가 이런 광경을 보면... 그냥 뻥 뚫린 기분입니다..."


"신나서 영상도 찍어봤습니다....(-_-) 마린라이너의 경치를 즐겨보세요~"


"다카마쓰에 가까워질 수록 깡촌(!) 느낌이 물씬 납니다"


"드디어 다카마쓰 도착!"


역에서 라이브홀까지는 그렇게 멀지는 않았는데 거의 3시간을 걸려서 왔더니 원래 오고자 했던 시간 보다 좀 늦어서 거의 CD예약 시작 할 때쯤 도착했습니다. 장소를 못 찾고 있었는데 굳이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청소원 같은 무리들이 줄을 서있어서 자연스레 그 줄에 섰습니다.


"오타쿠노아사와하야이요!"


이날 다카마쓰 공연은 거의 들어차긴 했지만 3층까지 모두 완매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가기 쉬운 대도시에 비하면 교통이 불편해서 그런지 그래도 BiSH치고는 특전회 대기 줄이 여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후쿠오카 정도만 가도 체키권 구입을 할 때 3바퀴 이상을 돌기가 힘듭니다. (BiSHpiL투어때부터 1번 구입할 때 체키권 3장 제한 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4장이상의 특전권이 필요하다면 루프 도는게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날은 줄을 보니 3번은 돌 수 있을 것 같았고 결국 특전회 시작직전까지 돌아서 총 4번 돌았습니다. 4번째 루프를 돌고 있을 때 총 12장으로 BiSH  전악(1) + 전원체키(8) + 칫치투샷(3)을 가기로 정했습니다.

 

"오늘의 참전 현장, 레쿠자무홀"


"루프 다시 루프의 현장 - 한바퀴 돌때 처음에는 30-40분 걸리던게 갈 수록 짧아집니다"


"이렇게 BiSH권을 많이 잡아보는게 얼마만인지...ㅠ"


굿즈줄이 짧아져 있길래 굿즈를 사고 회장을 나오니 바로 전원 악수회 줄이 다른 건물로 들어가길래 마지막 줄을 따라서 악수회 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악수는 정말 시간이 짧기 때문에 차라리 체키를 간다는 생각 때문에 가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생각보다 넓은 회장에서 트윗을 체크하면서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순간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고개를 들어보니 멤버들이 보였습니다. 5개월만에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못 본 사이에 애들 엄청 말랐다….’ 사진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실제보니 예전보다 뭔가 많이 마른 것 같은 (특히 링링/모모코) 그리고 매번 보던 애들이 아니라 연예인으로 보이던.


바로 악수를 시작하고 제 차례가 오는데 늘 그랬듯이 안녕! 안녕!” 하고 나름의 감탄사와 눈인사를 하고 넘어가는데 맨 마지막에 서 있던 링링이 얼굴을 확인하더니 …?! 사랑해요!” 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링링은 반년도 아니고 공연 가놓고도 BiSH권이 늘 모자라서 링링까지는 못 가서 특전회로 본 것이 거의 1년만일텐데(나중에 찾아보니 링링하고 투샷체키를 찍은게 프라미스더스타가 마지막이었음ㅠ) 저런 반응이 나오니 순간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링링 대응이 별로라고 생각한 것에 반성을 했습니다...)

 

"솔직히 매번 포즈를 생각하긴 하지만 오늘도 선택은 역시나 그냥 누웠습니다. (-_-)"


바로 전원체키가 시작되고 잠시 포즈를 고민했지만 그냥 늘 하던대로 누웠습니다. 밟아달라는 말과 함께. 찍고나서 바로 못 본 사이에 다들 엄청 말라보인다고 네타를 던지니 기분 좋게 웃어줬습니다. 전원체키가 끝나고 나서 바로 이어서 칫치와 개별체키를 찍었습니다. 지난 솔로데뷔 리리이베때 후쿠오카에서 봤을 때는 감기에 걸려서 컨디션도 그리 안 좋았는데 오늘은 밝아 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

 

"하아... 칫치..."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요즘처럼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멤버들을 보면 엄청 낯설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쿠하리멧세? 요코아리? 제 머릿속에는 아직도 '15년 여름에 15-20분동안 지하겐바에서 노래하던 친구들로 남아있고 솔직히 이게 쉽게 변하지 않아요.


가끔은 그리고 이번 투어를 오면서도,


'내가 알던 BiSH가 아니면 어쩌지?'

'나도 이제 받아들여야하나?'

'예전의 느낌으로 보면 안되는 것인가?' 


하고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되는데,

특전회를 통해서 만나 본 멤버들은 예전 그대로 100%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메이져 데뷔를 하고 인기가 늘어나면서 룰이 바뀌고 예전에는 통용되었던 내용들이 이제는 불가한 것으로 바뀌는 부분도 많아졌지만 적어도 멤버들은 아직 그대로라는 것을 머리는 아니어도 가슴속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체키가 끝나고 나서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가까운 우동집을 찾아 나섰는데 결국 역근처의 사람이 많아 보이는 우동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원래 맛있는 것인지 다카마쓰라서 맛있는 것인 것 배고파서 맛있는 것인지 잘 몰랐지만 맛있게 한 그릇 뚝딱 비웠습니다.


"우동 제조현장, 앞에 유리창이 있는데도 열기가 후끈 느껴질 정도"


"게 눈 감추듯 거의 마시듯이 먹었던 듯"


"...하아.. 칫치..."

"식후 스타바에서 커피와 체키를 다시 보는 이 순간, 정말 좋아합니다"

"다카마쓰역 안에 있는 스타바는 위에서 역 플랫폼을 그대로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네요"


식사를 하고 나서 근처 커피샵에 가서 좀 쉬고 있는데 트윗을 보니 와타나베상이 근처 다카마쓰 타워레코드의 WACK 코너 사진을 리트윗 해놓은 것이 있었는데 BiSH의 방문에 맞춰서 WACK코너를 리뉴얼했던 것 같더라고요. 근데 보통 꾸며놓는 사이즈보다 엄청 공을 들여서 꾸며놓은 것이 이슈가 되어서 잠시 짬을 내어 둘러보고 왔습니다.


퀵재팬의 "WACKな本"을 아마존에서 한정판으로 주문했는데 이게 일반 버전보다 오는게 더 늦어서 이날 처음 봤습니다. 생각보다 내용이 상당히 좋아서 WACK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엄지 척척!)


"아마도 전 일본내 최대 규모의 WACK 코너 규모, 타워레코드 다카마쓰"


"BiSH 멤버들도 생각보다는 많이 왔다갔네요"


홀투어의 장점은 자리가 지정석이니 먼저 갈 필요가 없다는 것? 라이브하우스 공연은 들어가는 타이밍 맞추려면 사실 개장시간부터 계속 기다리고 있어야 하고 들어가서도 자기 자리 안 뺏기려면 계속 그 위치에 서있어야 하는데 심한 경우는 이렇게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2시간 가까이 되니 그 안에 진이 빠지는 경우도 많은데 홀투어는 개연 10분전에만 들어가도 자기 자리는 보장이 되어있으니 그건 좋더군요. 홀 이상의 카파가 좀 되는 겐바 위주로 다니시는 분들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환경일지 몰라도 매번 소규모 라이브 하우스만 몇 년째 다니고 있는 저에게 있어서는 진짜 꿀 같은 편안함이었습니다.


"홀에 일찍 들어갈 필요가 없어서 밖을 둘러보는데 레쿠자무홀 밖에서 바로 부둣가가 보입니다."

"정말 일반적인 라이브홀에서 생각할 수 없는 끝내주는 경치"


"레쿠자무홀은 아직 개장 전"


"포스터는 라이프이즈뷰티풀의 포스터를 가져다가 썼네요"


"선물박스인데 여기다가 선물을 놓고가면 수거해서 멤버에게 전달됩니다. 저도 하나 놓고왔어요ㅋ"


"단출하지만 다카마쓰 청소원들이 준비한 기념형상"


기다리는 와중에 홀 안에는 편의점이나 자판기가 없길래 밖에 나가서 음료를 뽑아오는 와중에 밖에 대기하고 있는 투어트럭을 봤습니다. 홀 쪽에는 트럭을 주차시킬 곳이 없어서 반대편 주차장에다가 주차를 시킨 것 같더라고요. 보통은 근처에 두면 사진을 찍는 장소이거늘 좀 아쉬웠습니다. 이거 못 본 청소원들도 많을 듯.


"반대편 길목에 숨겨져 있던 BiSH의 투어트럭"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주변 경치도 구경하고 개장시간이 좀 지난 시간에 홀에 들어갔습니다. 커피샵에서 좌석배치도로 자리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으려 했지만 전혀 상상을 못했는데 S석을 감안하더라도 이날은 개인적으로 자리가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자리 바로 오른쪽이 통로여서 거리낌없이 후리코피 할 수 있고 앞 사람 머리 피해서 볼 수 있으니 시야확보도 좋았어요. (앞에 오시점프를 심각하게 해대는 오타쿠(모모코 사장 오시)가 있었는데 통로로 비키면 상관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음;)

 

"들어가서 자리 확인하고 진심 대박이라는 생각 밖에 없었음 홀투어 최곱니다! 으헝헝ㅠ"


"내 뒷자리에서 본 광경"


이날이 투어 3번째 날이었기 때문에 앞에서 셋리는 이미 공개가 되었지만 김이 빠질가 싶어서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흘러나온 “PAiNT it BLACK”. 오리콘 1위를 차지한 곡이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지만 MV에서는 엄청난 불호를 받은 곡.


"멤버등장, 홀 투어의 첫 곡, "PAiNT it BLACK", 자세만 보고도 알 수 있다"


직전 piL투어에서는 첫 곡을 SHARR로 불렀기 때문에 항상 시작하면서 스피커에 놀라고 지금도 piL투어 하면 SHARR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이번 홀투어도 첫 곡으로 나오는 곡이 오리콘 1위를 하고도 BiSH의 첫 곡으로는 잘 부르지는 않는 곡이라 좀 신기했습니다.


"모오오오오온스으으으타아아아아아아아!!"


"하지메마시떼! 와타시다치빗슈데스! (자기소개)"


곡 한 곡씩을 모두 코멘트 할 수는 없지만 이전 piL투어하고 비교해서 이날 BiSH가 불렀던 세트리스트를 보면 메인은 역시나 piL투어하고 비슷하게 가장 최근 앨범인 THE GUERRiLLA BiSH였는데 piL투어는 달리는 곡들을 후반에 몰아놔서 오타쿠들을 강제로 죽이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몰아넣는 배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10/27 BiSHBiSH투어, 다카마쓰 세트리스트 / 출처 : @resident_in_box"


개인적으로 piL투어때는 THE GUERRiLLA BiSH의 곡들이 아무래도 신곡의 느낌이다보니 익숙치가 않아서 예전 인디즈 곡들이 더 나왔으면 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익숙해져서 piL투어때보다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스파크, 칫치오시캠 버전"


"나멘나아아아아아---!!!, 혼토혼키"


"이 사진은 사진만 봐도 무슨 곡인 줄 아실 듯 (-_-)"


MC에 대한 부분은 piL투어때는 투어도는 지역의 구루메와 BiSH의 각오를 억지로 섞다보니 갈 수록 좀 지겨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MC는 지방색을 억지로 맞춘 느낌은 없고 오로지 BiSH의 얘기만을 하니 그나마 좀 더 몰입감이 나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에... 또...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앉아도 좋아요.... by 하시야스메"

(청소원들도 대부분 예상하고 그냥 자리에 바로 앉아버림....)


후에 영상으로도 나오겠지만 하시야스메의 네타는 이제 멤버에게만 손을 뻗치는 게 아니라 공연 진행도 끊어버릴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투어때의 MC를 보면 연기로만 느껴지던 말투나 행동들이 이제는 연기가 아니라 원래 그랬던 것이 되어서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네요.


홀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장치나 스크린은 개인적으로 요코아리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느낌은 요코아리의 효과인데 무대가 작으니 시각적으로 더 풍성하게 보였던 것 같고 어느 순간에 재밌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발이 묶여서 MONSTERS가 나올 때 서클핏을 만들 수도 없고 스스파크 나올 때 누워서 노를 저을 수도 없지만 이 정도의 효과와 재미라면 그냥 저냥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네요.


"홀의 조명은 정말 요코아리 뺨 때릴(!)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음이탈이 몇 번이나 나오고 좀 불안하게 출발했던 piL투어와는 달리 이날은 누구하나 빵꾸(!)를 내는 멤버도 없었고 아유니의 물오른 퍼포먼스와 모모코 사장마저 기대이상으로 피치를 올려주니 그냥 감탄하면서만 봤습니다. (모모코 사장이 고음을 끝까지 올립니다. 곡을 까먹었음;)


"나멘쟈아아네에에에에에에에에!!, OTNK (법규주의)"


개인적으로는 어느 아이돌이든 라이브는 짧은 간격으로 무대를 이어나가면 그 기간에는 퍼포가 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piL투어때는 연말에 조금 쉬다가 바로 시작했던 투어라서 아무래도 좀 잔실수가 많았던 것 같고 이번 홀투어는 여름내내 미친듯이 락페스를 전전하다가 투어로 이어지니 무대 자체가 안정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날 제일 좋았던 곡을 뽑으라면 BODiES를 뽑고 싶고(잘 듣지 않는 곡인데 이날은 멜로디가 계속 머리에 남을 정도) 그리고 하시야스메가 계속 곡을 멈춰버렸던 HiDE the BLUE도 뽑고 싶습니다.

 

"투어 끝나고도 한 동안 계속 헤비로테했던 BODiES"


beautiful를 마지막으로 공연이 일단락 되었고 앵콜이 이어져서 가지고 나온 곡이 바로 NON TiE-UP이었는데 듣다가 보니 개인적으로 NON TiE-UP을 한 번도 라이브로 본 적이 없더라고요. 이날 처음봤습니다.


"롹킹더파뤼인더헬! NON TiE-UP"


그리고 나서 아이나가 MC를 이어나갔는데 다카마쓰는 사실 아이나의 할머니가 지금도 살고 계시는 곳이라고. 할머니가 이날 공연도 오셨다고 했습니다. 어딘가서 지켜보고 계실거라고 했는데 할머니께서 가끔 다카마쓰의 타워레코드에 가셔서 뜬금없이 BiSH CD있는지 물어보시고 팬인 것 같은 사람하고는 얘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열심히 할머니 얘기하고 있는 아이나, 할머니 어디계신겁니까?"


"회장에서 뿌려졌던 은테이프"


MC가 끝나고 정말 마지막 곡으로 가 시작되었고 동시에 긴테가 뿌려졌습니다. 긴테는 투어 파이널에서만 봤었기 때문에 조금 놀랐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후리코피를 따라하면서 정말 마지막 곡이 끝났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느껴지는 이 아쉬움.

홀을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죠.

 

"끝났다. 하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이런 아쉬움이 느껴지면 무언가로 채우고 싶어서 다시 굿즈 판매대로 향합니다. (-_-) 투어 전에 몇 가지 사고 싶은 것을 샀지만 다음 스케쥴 때 결국 사게 될 것 같아서 미리(!) 아유니 헤드 티셔츠도 한 장 샀습니다.


"어차피 다음 투어때 오면 안 산거 다 살 것 같아서 그냥 초장에 다 사버렸습니다. (-_-)"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아유니 헤드 티셔츠(=콧물 티셔츠)"

"WACK 사진 동호회 창간호(왼쪽)의 표지가 아유니 였는데 이떄 사진을 BiSH답게 쿠소 형상화함"


이때 시간이 대충 9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왔던 길을 생각해보니 빨리 가도 자정이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티셔츠 바로 가방에 넣고 역으로 향했습니다. 돌아가는 마린라이너에는 청소원들이 한가득인데 상당수는 그 다음날 교토 공연(보로페스타) 때문에 이동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BRiNG iCiNG SHiT HORSE의 제 첫 번째 투어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쉬웠지만 아직 투어가 다 끝난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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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사실 이날 전원체키를 찍으면서 칫치한테 체키를 넘겨받는 사이에 칫치로부터 엄청난 말을 들었습니다.


칫치 : “마츠쿠마상이 그 야구 티셔츠 잘 받았다고 전해달래!”


깜짝 놀라서 순간적으로 칫치한테 혼토?!”라고 두 번이나 되물었어요.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얘기가 좀 긴데 지금 BiSH를 비롯한 BiS, GANG PARADE, EMPiRE등의 사운드 프로듀서로 있는 마츠쿠마 켄타상이 엄청난 야구광인데 저도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해서 한일전이 있을 때 몇 번인가 트윗으로 야구관련 토크가 오간 적이 있었고 그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제가 응원하는 한국 야구팀의 레플리카 유니폼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근데, 그게 무려 OTNK 시절입니다....)

 

"마츠쿠마상은 소프트뱅크 호스크의 팬입니다. (한국은 한화이글스를 밀어주세요...)"


올해 한화이글스(예 제가 그 보살팬입니다-_-)가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서 예전에 생각했던 계획을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마츠쿠마 켄타상 이름과 등번호는 69(=ROCK)로 마킹을해서 마츠쿠마상의 레코딩 스튜디오인 SCRAMBLES STUDIO로 보냈습니다. (WACK 사무소에다가 보낸 것이 아님) 보내고 나서 솔직히 ‘마츠쿠마상이 인증을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기대도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반응이 없길래 그냥 잊고 있었는데 특전회를 하면서 칫치한테 느닷없이 그 얘기를 전해 들은 겁니다!?

 

더 깜짝 놀란 것은 SCRAMBLES STUDIO로 보낼 때 어차피 WACK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서 BiSH, 칫치, 청소원등의 언급은 하나도 없이 간단히 올해 응원하는 팀이 11년만에 나간다는 내용과 제 이름하고 한국의 WACK SLAVE라고만 적어놨었는데 그 단서를 가지고 어떻게 칫치를 연결시켰는지 모르겠지만 마츠쿠마상이 칫치한테 전달했다는 것.... 그리고 솔로체키 찍을때 그 얘기가 또 나왔는데 칫치는 그 편지까지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헑....;


사실, 이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내내 '마츠쿠상은 어떻게 칫치한테 전달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지만 뭐 라인으로 누구 이 야구광 오타쿠 아는 사람?’ 하고 물어봤을 것이라고 결론 내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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